구체관절인형 의자 소품 만들기

구체관절인형 입양 나흘째..

기존에 입고 있던 꼬질꼬질한 드레스를 제외하곤, 아직 변변한 옷 한 벌 없는 신세라 당분간 벌거숭이 신세로 지내야 합니다.

옷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에, 옷 만드는 동안 편히 앉아서 쉬고 있으라는 뜻(?)에서 간단한 의자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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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인형 전용 의자나 유아용 의자, 목욕탕 의자(?) 등을 알아봤는데, 마땅한 크기도 없고, 있더라도 가격이 비싸서 아예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나무 합판으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때마침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갖고 놀던 천재사각블럭 박스가 보이네요. 
아이들이 커서 이제 더 이상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이라서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폐기하려고 했었는데 이것들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곰돌이, 토끼 인형 침대, 의자, 자동차, 감옥(?) 같은 걸 많이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플라스틱 블럭을 서로 요리조리 끼우며 만들다 보니, 제법 의자 비슷한 모양이 만들어졌네요. 
의자 높이는 인형 발이 바닥에서 살짝 뜰 정도로 맞추었습니다.
블럭끼리 서로 약간 빡빡하게 끼워지는 타입이라, 구조만 튼튼하게 잘 짜면 흔들림도 거의 없고 인형 무게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시간에 걸쳐 이리저리 조립을 하다보니 드디어 의자 뼈대가 완성됐습니다. 
다시 분해할 일은 없으니 블럭이 끼워진 부분 사이사이에 강력 접착제를 침투시켜 더 튼튼하게 고정을 시켜줍니다.




레고 블럭과는 달리, 천재 블럭은 각 블럭들이 네모 반듯한 모양은 아니라서 의자 등받이와 팔걸이의 모서리 부분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대로 커버를 만들어 씌워도 되지만, 이왕이면 모서리 부분이 일자로 편평하게 되어 있으면 좀 났겠지요?

울퉁불퉁 튀어나온 부분을 하드보드지로 가려주면 좋은데, 집에 여분이 없어서 대신 탁상달력의 두꺼운 종이를 이용합니다.
어차피 올해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요.
철재 스프링을 분리하고 남은 두꺼운 종이를 의자 등받이와 팔걸이 길이에 맞게 재단을 합니다.




길이에 맞게 재단 후, 접히는 부분은 살짝 칼집만 낸 후 접은 다음, 갈라지거나 찢어지지 않도록 테이프 등으로 마감 처리를 해 줍니다.
이렇게 등받이, 팔걸이, 의자 시트 부분으로 총 세 조각이 만들어졌습니다.




마감 처리 된 두꺼운 종이를 의자에 강력 본드로 붙입니다.
그 외 나머지 부분은 인형이 직접 닿을 일은 없어서, 커버만 씌워도 크게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커버를 만들기 전에 임시로 인형을 앉혀보니 크기도 적당하고 나름 괜찮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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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커버를 만들 차례입니다.
원단 박스를 뒤져보니 예전에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누빔 원단이 나오네요.
뒷면에 얇은 솜이 붙어있어서 약간 (아주 약~간) 푹신한 느낌이 있습니다.
딱딱한 의자 커버로 사용하기에는 딱이네요.😍




의자 커버 전체를 누빔 원단으로 하기에는 원단이 조금 모자란 것 같아서 의자 커버를 크게 상부/하부 두 부분으로 나누고, 하부 쪽은 다른 종류의 원단을 사용하여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밑바닥 닿는 부분까지 푹신한 누빔 원단으로 할 필요도 없고요. 
오히려 밑바닥까지 누빔 원단으로 하면 그 푹신함 때문에 의자가 고정이 안 되고 흔들릴 것도 같아서, 의자 하부 쪽은 가방 만드는 방수 원단으로 만들었어요.
일반 원단과 달리 마찰이나 스크래치에도 강해서 바닥에 오래 닿아있어도 찢어지거나 구멍이 날 염려는 없어 보입니다.





하부 커버는 간단합니다.
네모난 바구니 모양으로 접어서 박음질 하면 끝!




문제는 상부 커버인데, 상부 커버 만드는 과정은 따로 사진을 못 찍었네요. 
만드는 데 좀 애를 먹어서 사진 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상부 하부 커버가 모두 완성됐습니다.
이제 의자 뼈대에 커버만 씌우면 됩니다.




먼저 하부 커버를 씌웁니다.
커버 자체가 약간 타이트하게 만들어져서 별도의 끈으로 묶거나 고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원단 자체도 빳빳한 가방 원단이라 흘러내릴 염려도 없고요.




그 다음, 상부 커버를 씌우고 인형 의자를 최종 완성합니다!






의자에 인형을 앉혀봅니다.
아직 벌거숭이 모습이라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좀 안습(!)이지만(가발이라도 씌워 놓을 걸 그랬나..), 아무튼 의자와 인형과의 비율도 어느 정도 맞는 것 같고, 의자 자체로만 보면 그렇게 보기 나쁘지는 않네요.😂








인형 옷 만들 동안 잠시 여기에 인형 앉혀 놓고 구경(?)이나 시키면 될 듯 합니다.😁
그런데 인형 옷 패턴을 구할 때가 없어서, 직접 패턴 그리고 옷 만들다 보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네요.

나중에 상부 커버만 가죽 원단으로 다시 만들어 씌워도 괜찮을 것 같아요.
가끔 아파트 쓰레기장에 가 보면 가죽소파를 통째로 버리던데, 칼로 조금만 쓰윽~ 잘라서 떼어와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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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가 완성 됐으니, 다음은 탁자나 책상을 만들어볼까요? 😂
스탠드도 좋을 듯 합니다.
혼자 자립은 가능하나 다양한 포즈를 취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비싼 돈 주고 이것저것 사는 것 보다 옷 한 벌, 소소한 소품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가는 것도 취미로써 나름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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