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기능성 자켓 흰색가루의 정체는..

 
정확한 구입날짜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2005년? 2006년? 겨울쯤 내 생일날, 나 자신한테 선물한 노스페이스 기능성 자켓입니다.

지금까지 다년간을 입다보니 기능성 점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앞으로 자전거 탈때나 편하게 외출할 때 막입는 용도로 입을 계획이었죠.




그런데, 몇년 전부터 주머니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흰색가루들이 묻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휴대폰은 물론, MP3, 이어폰, 지갑 등에 지져분하게 달라 붙는 것이에요.

주머니를 뒤집어 흰 가루들을 탈탈 털어내도 몇 일, 몇 주가 지나면 이전과 똑같이 흰 가루가 계속 생겼습니다. 아니 무슨 주머니에 소금 나오는 멧돌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러다가 지난 겨울에는 그 정도가 심해져 아예 주머니에 손이나 물건을 넣을 수 없는 정도가 되었고, 심지어 점퍼 아랫쪽 밑단의 박음질 틈 사이에서도 가루들이 삐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점퍼를 입고 벗을 때마다 흰 가루들이 떨어져 나왔고, 다른 옷이나 가방에까지 가루가 묻어서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주머니 내부인데요, 그나마 흰색가루를 많이 털어 낸 상태입니다.




점퍼 밑단의 지퍼가 시작되는 부분인데요, 손으로 만져보면 모래주머니 같은 느낌이 납니다.
내부에 가루 같은 뭔가가 잔뜩 뭉쳐있어요.




잘못되면 버린다는 생각으로 옷을 뜯어 내부를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박음질을 살짝 뜯어보니 흰 가루들이 잔뜩 보이기 시작합니다.










원단 내부에 흰색의 심지(?) 또는 테이프(?) 같은 게 붙어있는데, 부분부분 경화가 진행되어 균열이 발생했고 그 부분에서 일부 흰색가루들이 떨어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안쪽의 원단을 조금더 끄집어내어 뒤집어 보았습니다.




아휴.. 점점 더 가관이네요.




검은색 원단 안쪽에 흰색의 '무엇인가'가 코팅이 되어있는데, 이미 상당부분이 떨어져 나간 상태고 그나마 붙어있는 코팅도 조만간 떨어져 나갈 상황입니다. 
바로 이것이 그 '흰색가루'의 정체인 것입니다.






마치 밀가루 포대가 터진 듯 계속해서 쏟아지는 흰색가루들을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점퍼 내부의 가루만 간단히 털어내고 뜯어낸 박음질 부위를 수선해서 다시 입으면 되겠지 했었는데 이건 뭐 가망이 없어보이네요. 
흰색가루를 100% 제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두고두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습니다.






수북히 쌓여있는 흰색가루.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소량'일 뿐입니다.




원인은 파악했으니 어떻게 처리할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일단 검은색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을 했어요.
어쩌면 그냥 이대로 버릴까도 생각중입니다.




기능성 의류는 매년 입으면 입을수록 처음보다 기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문제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취급 부주의로 옷이 찢어지거나 페인트 같은 얼룩이 묻어서 못입는 것이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옷 자체에서 흰색가루가 떨어져나와 입지 못한다는 건 좀처럼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세탁은 1년에 한번, 그것도 옷감이 상할까봐 손세탁으로 살살살 했었는데 말이죠.

구입당시 오프라인 정품매장에서 보온내피 포함해서 20~30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브랜드 이름값이나 제대로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이벤트 원단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옷 한벌 10년 입겠다는 내 욕심(?)이 좀 과한 것일까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해 지방 오지근무를 하면서 많은 추억이 깃든 옷이었는데, 이렇게 떠나보내야 하다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제 나와 내 가족에게 있어서 노스페이스 옷은 영원이 "OUT" 이에요. 😡






※ 본 콘텐츠는 2014년 티스토리 '꿈:틀, 날갯짓'(ikevin.tistory.com) 블로그에 게시되었던 포스트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재구성하여 쓴 글입니다.

최초 게시일 : 201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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